울엄니 .Soon2 (3/?) – 눈

눈이 오는 1948년 어느겨울날,
동태 시골집 토방 마루에서 떨어지는 눈을 바라보며 아부지에게 물었다.
아부지 근디 눈은 어디서 오는거래요 ?

점순아 눈은 저끼 하늘나라에서 맨날 맨날 고생하는 우리 점순이 고생했다고.
겨울에도 솜이불 처럼 따땃하라고 하야케 점순이 보라고 내려준다네.

본문 중에서

Quote of the day!

우리는 두려움의 홍수에 버티기 위해서 끊임없이 용기의 둑을 쌓아야 한다. 

We must constantly build banks of courage to withstand the flood of fear.

私たちは恐怖の洪水に耐えるために絶えず勇気のダムを築かなければなりません。

2023년 1월 24일
Miracle Morning #372
미라클 모닝 25,501

행복한 아침 요한 (양진석) 입니다..

울엄니 점순이 세번째 이야기 시작합니다.

이전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울엄니 .Soon2 1번째 글 – 프롤로그
울엄니 .Soon2 2번째 글 – 외갓집
울엄니 .Soon2 3번째 글 = 눈
울엄니 .Soon2 4번째 글 – 뜀박질
울엄니 .Soon2 5번째 글 – 먼지
울엄니 .Soon2 6번째 글 – 악어 사냥
울엄니 .Soon2 7번째 글 – 욕심
울엄니 .Soon2 8번째 글 – 소풍


부제: 눈

아무도 밟지않은 눈. 순수.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오늘따라 안방에서 울리는 전화기 소리가 더 멀게 느껴진다.

연탄을 가는 중이 였는디, 우리 막둥이가 전화를 받아주믄 좋은데.
” 진호야~~~! 진호야~~!! 전화좀 받아 봐라.”

우리 막둥이 진호는 그렇게 몸이 약하다. 내가 태어날때 스뜨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거 같다.
요한이를 날때는, 시집온지도 얼마 안되서, 시어머니도 그렇고 남편도 그렇게 잘해주더니.

어째 진호를 가지고는 사람들이 이제 나에게 익숙해져서 인지, 아니면 다들 일이 바뻐져서 인지.
나에 대해 관심이 덜해지는 것같았다. 그런거이 한편 서운키도 했고, 이것이 시집살이 인가도 싶었다.
그당시에는 결혼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남편이랑 시 동생들 셋과 시어머니를 모시고, 철우 순식이 요한이를 건사하느라.
할일이 끝이 없었다.

지금이야 이 좋은 연탄불이랑 까스가 있응게 밥짓기가 쉽지만,
진호를 노을때는, 집은 넓고 식구는 많은디 전부 바쁘다고 청소며 시동생들 속옷빨래까지.
새벽 5시에 일어나 저녁 10시에 눈붙일때까지, 요한이 젖줄때 빼놓고는 쉴틈이 없었다.

그런 시댁 식구들이 야속했다.
그래도 우리 요한이를 보고 있으면, 이렇게 젖을 쭉쭉 빨아묵는 내새끼를 보고 있으면, 오졌다.
손꾸락도 찰지고, 손이 도톰한것이 재주도 많을거 같고 너무 이쁜 내새끼다.

그렇게 시집살이하며, 첫돌을 갖지난 요한이 들처매고, 배속에다 둘째를 안고,
그일을 해댓으니, 몸도 힘들고. 집안일은 나혼자만 하는것 같아 속도 상하고. 엄니 생각도나고.
그렇게 힘들어하다 아기를 낳아선지. 우리 진호는 태어남시롱도 걱정이 많았다.

나는 우리 진호가 3년을 못넘길줄 알았다 하도 가녀리게 태어나서,
그래도 이제 국민학교도 들어가니까. 커가면서 좋아 질거다.
우리 진호는 사주도 좋은게..

그나저나 진호야.. 야가 따른거 하느라 전화를 안받는다.

서둘러 부뚜막에서 부엌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가 주방을 지나가 안방으로 들어가 수화기를 들었다.

뚜. 뚜. 뚜. . . .
뚜. 뚜. 뚜. . . .

한발 늦었네.
에구 진호야 전화오면 받아야지.
7살 진호는 안방에서 전화가 온줄도 모르고 혼자 놀고있다.

워메 아궁이. 서둘러 두고온 부뚜막 연탄불이 생각나 돌아가려는 순간.

따르릉. 따르릉. .. 따르릉. . 따르릉..

다시 전화가 울린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수화기 넘어로 큰오빠의 숨찬 목소리가 들려온다.
점순아.. 아부지가…

눈이 오는 1948년 어느겨울날,
동태 시골집 토방 마루에서 떨어지는 눈을 바라보며 아부지에게 물었다.
아부지 근디 눈은 어디서 오는거래요 ?

점순아 눈은 쩌기 하늘나라에서 맨날 맨날 고생하는 우리 점순이 고생했다고.
겨울에도 솜이불 처럼 따땃하라고 하야케 점순이 보라고 내려준다네.

그라문 아부지, 눈은 점순이 한테 주는 선물이네요.

응 점순이랑 큰오빠랑 동상들이랑 다들 행복하라고 내려주는 선물이라네.
.
.
.

이른 아침부터 눈과 태양이 컬라버레이션

선물같은 눈이 내리는 81년 겨울 하늘같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청천벽력이란 이럴때 쓰는 말일까?
어디서 부터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르겠다.

내가 아버지 쏙을 많이 섞여서 아부지가 돌아가셨단가.
쫌만 더 계시제. 나랑 쫌만 더 저기 떨어지는 선물을 내년까정만 같이 보시제.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치며, 시어머니에게 이야기를 하고, 서둘러 어린 진호를 먼저 데리고,
친정으로 향했다.
요한이는 아직 학교가 안파했응게, 이따 애기아빠나, 나중에 희수한테 데리러 오라고 할께라 엄니.

버스를 타고 친정으로 가는 길 내내,
진호가 보챈다. 어린 진호가 뭐슬 알것냐. 진호를 안고 버스안에서 그냥 하염없이 울었다.
그렇게 울다 울다 창문 너머를 바라보니, 내리는 눈이 눈물에 부딪혀 보석 같다.
아부지 뭐시 그리 급했쏘.

거기 좋은데 가서 우리 오남매한테 선물 뿌리러 갈라 그러요.
그냥 우리랑 좀만 더 같이 있제. 뭐시 그리 급했쏘 아부지.

버스를 내려 진호를 들처업고, 신장로에서 동태 집으로 가는 입구에 들어섰다.

저짝에 아픈몸으로 아부지가 심어놓은 감나무밭이 보인다.
본인이 가시기 전에 그건 꼭 해노코 가야 한다고.
아픈 몸을 이끌고도 삼년간 그 밭을 다 일구셨다.

고생했소 아부지.

그란디 아부지 돌아가셨다고, 하늘이 슬픈가 뭔 눈이 눈이 요로코롬 내링가 모르것소 아부지.
대문을 열고 토방으로 들어서니 큰오빠랑 희수가 엄니랑 같이 있다.
엄니. 엄니.

점순이 왔냐. 추운디 고생했다. 어여와라.
아부지가 …
아부지가…

그렇게 엄니를 부둥켜안고 또 한참을 울다.
옆집사는 고모가 하얀 소복을 준다 갈아 입으란다.
딸들은 하얀 소복에 검정리본을 하란다.

소복이 어릴적 우리 옷같다. 치마저고리 입고,
아부지 농사지으면 따라댕기고, 새참을 이고 논으로 밭으로 돌아댕길때 입었던
그 치마저고리를 또 아버지를 보내며 입는구나.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이 곡소리가 더 심장을 후벼파는거 같다.
아버지 잘가시라고 할라면 곡소리를 잘 내야 한단다.
곡소리를 잘내야. 아버지가 좋은 곳으로 간단다.
그래서 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손님을 맞으며 곡을 하는데, 저짝에 요한이 얼굴이 보인다.
워메 울아가 잘 왔네.
엄마 외할아버지 잘가시라고, 곡소리 해야항게 좀만 기다려나. 이쁜 내새끼.
아부지도 내 놓고 행복했지라?
내가 요한이 놓고 좋아했던것 처럼.
아부지도 점순이 놓고 행복했지라?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부지 선물같은 눈이 끝도 없이 오요.
한송이 한송이 내린 눈이 어께위로 머리위로 내리는디.
그때 그날 아부지 손같소.
아부지가 점순이 이쁘다고 쓰다듬던 아부지 손같소.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울엄니 점순이는 저희 어머니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제가 알고 들은 사실을 바탕으로,
제가 어머니고 할아버지 였다면 이란 가정하에 절반정도의 픽션이 들어가 있는 이야기 입니다.
역사적 배경이나 등장인물 공간등은 기본적으로 사실을 바탕하고 있으나,
저도 들은이야기 이고, 오래된 이야기가 많아, 현실적으로는 픽션에 가까운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아이고.. 아이고.. 곡소리. 요즘 장례문화에는 사라졌으나. 우리 어린시절 상갓집에는 항상 저 곡소리가 났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슬픈데 저는 저 곡소리가 너무도 무서웠어요 어릴적에는.
특히 처음들은 곡소리의 주인공이 어머니 형제들이였는데. 한번도 그런 모습을 본적이 없었기에.
다같이 눈물을 더 흘리기 위해 부추기는 추임새는 어린 저에게는 꽤나 큰 쇼크 였죠.

이런 글이 초보이고, 좀더 그시절을 공부하고 사투리나 시골집을 표현하는 용어를 알았으면 좋으련만 하는 후회가 남는 글입니다 만 공부하는 차원에 있는 그대로 공개토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새로운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침마다 새로운 다짐, 하루의 다짐을 해봅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하루를 보내리라.

오늘도 여러분의 매 순간을
행복으로 지어나가 보세요.
항상 고맙습니다.

[ Morning Goal]
1, 계획
2, 정리
3, 명상
4, 독서
5, 글쓰기 –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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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응원하는 법.

1,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싶은 지인에게 블로그 소개하기.
특히 현재 힘든상황에 계시거나, 희망이 필요한 분들에게 제글이 읽혀지고 그들에게 희망이 될수 있다면, 저는 참 행복할것 같습니다.

2, 각종 SNS에 링크 쉐어하기

3, 코멘트 달기.
구체적으로 이런 애정어린 코멘트는 저에게 힘이 됩니다.
3.1, 오타에 대한 조언 – 아침에는 노안으로 눈이 잘 안보여 오타가 심할때가 많습니다.
3,2. 철자법에 대한 조언 – 아무래도 외국생활이 길어지다 보니 철자가 헷갈릴때가 있습니다.
3.3, 연관된 본인의 에피소드 이야기
3.4, 인삿말
3.5. 뭐든지 다 좋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m(__)m

Johan Jeensuk Written by:

8 Comments

  1. 이동성
    2023年1月24日
    Reply

    요즘은 .soon2 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진다.
    시집와서 어찌 살았으며, 현재는 어떻게 지내시는지.
    우리네 부모님처럼 모두 각자의 인생사가 있을 것인데…

    • 2023年1月24日
      Reply

      우리 부모님들 어찌보면, 한국역사의 암흑기로부터 청춘기까지 다 격으셨으니까.
      지금 우리가 이렇게 사는건 다 우리 부모님들 덕이제.

      그래 그 고생 이야기를 좀 풀어 내 볼까 하고.

  2. Teresa
    2023年1月24日
    Reply

    SOON2 1,2,3 시점이 다 다르네ᆢ
    이번 글 3은 1인칭 주인공 시점?
    어머니의 모습이 눈 앞에 보이는 것같아.

    할아버지 ㅡ어머니ㅡ요한이
    내리사랑 집안이네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 2023年1月24日
      Reply

      글쓰는 책 읽다보니, 젤 중요한게 시점이라고 하드라고,
      그래서 좀 왔다갔다 하면서 같은 장면이라도 입장이 다른 사람들이
      그 하나의 경험을 어떻게 느낄까를 좀 풀어보고 싶네.

      우리 테레사 수녀님은 해몽이 워낙 좋으시네. 😀

  3. yoosoyeon
    2023年1月26日
    Reply

    할머니가 돌아가셨던 시골집이 생각나요
    어린 내눈에 이뻣던 꽃상여와
    빼빼마른 할머니 붙잡고 염을 하시면서
    아버지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처음과 마지막으로 본날이었네요.
    그때 처음으로 인간의 죽음을 보고
    다소 충격적인 장면이었지만
    어려서 금새 잊혀졌는데
    아버지도 한 어머니의 사랑받던 막둥이 아들이었구나하고
    지금에야 생각해보네요.

    추위에 건강조심하세요~

    • 2023年1月27日
      Reply

      한국은 많이 춥다고 하던데 소연씨도 건강 조심하세요.

  4. 이철희
    2023年2月1日
    Reply

    읽는 내내 눈물이….
    울 진석 글에 감동이 밀려오네…

    • 2023年2月1日
      Reply

      울 엄니나
      성님 엄니나
      다 힘들게 살아내온 시간들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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