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땡볕은 땅벌처럼 따깝다
친구 만나러 가는 길
부채로 이마를 가리고
징검징검 그늘을 골라 딛는다가로수 그늘에 들기도 하고
담벼락 그늘에 젖기도 하고
다세대 건물의 그늘도 반갑다
말을 할때는
누군가의 가슴에 꽃을 심는다는 마음으로
When speaking,
do so with the intention of planting a flower in someone’s heart.
話すときは
誰かの心に花を植えるつもりで。
2025년 11월 13일
Miracle Morning #1349
Spring Breeze #1015
미라클모닝 #24511
행복한 아침 요한(양진석) 입니다.
그늘
– 임보
초가을 땡볕은 땅벌처럼 따깝다
친구 만나러 가는 길
부채로 이마를 가리고
징검징검 그늘을 골라 딛는다
가로수 그늘에 들기도 하고
담벼락 그늘에 젖기도 하고
다세대 건물의 그늘도 반갑다
그늘들을 찾아 밟고 가다 문득
그늘에 빚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그늘에 빚진 것이 아니지…
평소에 별로 고맙게 여기지 않던
저 가로수며 담장이며 집들이
내게 그늘의 보시를 베푼 게 아닌가?
그늘, 그늘…
돌이켜 보니, 지금껏
나는 한평생 그늘에 빚만 지고 산다
부모의 그늘, 스승의 그늘
아내의 그늘, 친구의 그늘
농부며, 어부며 수많은 이웃들의 그늘
어느 시인은
자신을 기른 것은 8할이 바람이라 했지만
나를 기른 것은 볕이 아니라 9할이 그늘이다.

매순간 감사히 오늘도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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